
비행은 쉬울까? 돈을 받는 일 치고 힘들지 않은 일은 없다. 쉬운 일이라면 돈을 쥐어주면서까지 시킬 리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비행이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다. 가끔 주변 사람들이 비행이 뭐 때문에 힘드냐고 묻는데 이때 딱 하나를 꼬집어서 말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이유는 힘들게 하는 원인이 매번 바뀌기 때문이다. 어떤 비행은 시차 때문에 힘들고, 어떤 비행은 같이 일하는 동료 때문에 힘들고, 어떤 비행은 내 몸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힘들고, 어떤 비행은 식사 선호도가 맞지 않아 힘들고... 100개의 비행이 있다면 힘든 이유도 100개다. 늘 다이나믹한 직업이기에 재미있기도 하지만 일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하기도 어렵고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모니터에 문제..

코로나 19, 심해지는 위기 이스타항공이 문을 닫았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결국 운항 중단이라는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비록 기한은 4월 말까지로 한정적이지만 국내선을 포함한 셧다운(Shut Down) 조치이기 때문에 파장은 컸다. 제주항공에 인수된 상태이나 항공기 운항도 3월 직원 급여도 주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이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 조차 하루에 스무 편의 항공기도 채 띄우지 못하는 현실이다. 전 세계 항공사가 지금 이대로 가면 5월을 넘기지 못하고 파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끊이지 않는다. 위기가 고조되자 이탈리아는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를 국영화하기까지 했다. 코로나 위기는 항공사에서 여행사로 그리고 호텔업계까지 번지고..

코로나 19, 항공사 얼마나 어렵나?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담화문을 냈다. 주된 내용은 현재 항공업이 위기이지만 직원들은 최대한 끝까지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업량에 대해 언급했다. 사상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되는 1998년 IMF 시절 항공기 공급량 축소는 20% 미만이으나 지금은 80%나 감축운항 운항하고 있다고 했다. IMF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위기의 순간이며, 항공사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다. 이스타항공은 생존경쟁에서 가장 먼저 탈락해서 제주항공에게 매각되었다. 나머지 항공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이대로 가면 순서의 문제일 뿐 모두 이스타 항공의 전철을 밟게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공항에 비행기를 세워 둘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고, 전 세계 100개국이 넘는 나..

비행기도 나이를 먹는다. 당연한 소리다. 자동차도 연식을 따지듯이 비행기도 나이를 센다. 전문용어로 항공기 '기'자와 나이 '령'을 합쳐서 '기령'이라고 한다. 항공기 도입 당시부터 따져서 얼마나 오래 운항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기령이 오래되면 그만큼 안전하게 운항했다는 증거가 되면서 동시에 이제 새로운 항공기를 들일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주요 항공사의 기령을 따지면 대한항공 전체 항공기 평균 기령은 9.9년, 아시아나 항공은 11.5년, 제주항공은 11.1년, 진에어 12.4년, 에어부산 13.1년 정도 이다. 어디까지나 이는 평균이고 가장 오래된 항공기를 꼽아보면 대한항공의 A330 항공기 중 하나인 HL7550은 97년부터 운항해서 올해로 23살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조금 더..

이스타 항공의 역사 이스타항공은 2009년 서울-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날갯짓을 시작한 국내 LCC 항공이다. 본사는 강서구 방화동 개화산역 인근에 있다. 개화산역에는 이스타항공 말고도 에어서울 위치해 있다. 2개 항공사가 자리하고 있는 엄청난 역세권인 셈이다. 다만 에어서울 풍문으로는 회사 내 남자화장실이 없어서 개화산역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시 이스타항공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스타항공은 호남계기업으로 분류되고 청주 공항을 거점으로 성장을 도모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는데 이미 제주항공이 LCC로 기반을 다진 상태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모기업으로 한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비슷한 시기에 LCC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었다. 2013년까지 만성 적자헤 허덕이며 ..

미국의 한국인 입국 금지는 퍼펙트 스톰 한국인 입국금지 관련 기사가 연일 톱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출신 또는 14일 이내 방문자에 대해 입국 금지 가 주류다. 그 외엔 입국 제한으로 한국발 항공편 이용 승객에 대한 14일 격리조치를 하는 국가다. 입국 금지 및 입국 제한 통틀어 80개국이다. 입국 제한 조치도 사실상의 입국 금지나 마찬가지다. 여행이라도 가고자 하면 격리기간 14일을 무조건 포함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격리되어도 불안한 마당에 생판 모르는 남의 나라에서 격리된다고 하면 누가 떠나겠는가? 그것도 14일이란 시간을 버리면서. 우리나라 항공사의 주요 취항지인 중국와 일본 그리고 동남아 등에 여행객은 씨가 말랐다. 입국 금지의 여파다. 그러니 모든 항공사가 어려울 수밖에. 항공기가..

기름 값을 못 내는 항공사 지난 2월 15일 현대오일뱅크는 이스타항공의 항공유 대금 미납을 이유로 주유를 거부했다. 이스타항공은 부랴부랴 다른 공급처를 찾아 기름을 확보해서 겨우겨우 운항 차질은 막을 수 있었다. 만일 기름을 못 넣어서 운항이 안되었다면 사상 초유의 일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항공사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손대지 않는 것이 바로 기름값이다. 택시기사가 밥은 굶어도 차에 기름은 넣어야 운행해서 돈을 벌지 않겠는가? 항공사도 똑같다. 기름값도 내주지 못할 정도면 내부사정이야 보지 않아도 훤하다. 그러면 이스타 항공이 어쩌다가 이렇게 어려워지게 되었을까? 도입 후, 운항을 못하는 B737MAX 항공기 두대 2018년 말 이스타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야심차게 B737MAX를 두대 들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