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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항공산업의 최고의 적
코로나19로 국내 모든 항공사가 어렵다. 아니 어렵다는 말로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당장 다음 달에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항공산업 위기의 원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니 사람들이 어디도 가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 여행객을 달갑게 바라보지도 않는다.
처음엔 바이러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가 더 큰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공포라는 원초적인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이 항공 여행을 뒤로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예약했던 것도 모두 취소하고 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많은 국가에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를 시키고 있어 외국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메르스와 신종플루때와는 차원이 다른 공포가 전 세계를 엄습하면서 항공사는 비행기에 타는 승객도 없을뿐더러 승객을 모아 비행기를 띄우더라도 갈 곳이 없다. 계속 지상에서 항공기를 놀리는 일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항공사의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3요소
항공사에서 가장 신경쓰는 세 가지는 환율과 금리 그리고 유가다. 항공사는 전 세계적인 거래를 하기 때문에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재한다. 그래서 환율이 오르면 더 많은 원화를 들여 달러를 사야 해서 손해가 늘어나고 환율이 내리면 그만큼 이익이 증가한다.
항공기는 대당 가격이 수백~수천억이다. 보잉 B747-8은 한 대당 4천억을 넘는다. 이런 비행기를 10대 사려면 4조원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가 대략 160대 정도인데 한 대당 대충 2천억 원을 계산해도 30조 원이 넘게 필요하다. 이 말은 항공기를 모두 사서 운영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항공사는 일부는 구매하고 일부를 리스나 렌털로 항공기를 들여온다. 리스나 렌털 비용은 금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유가는 항공사 운영 비용의 거의 절반이라고 볼 수 있다. 항공유 자체가 비싼데다가 항공기가 소모하는 연료량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항공사 수익은 곤두박질친다.
운항은 안하는데 왜 손해가 생길까?
운항을 안하면 유류비는 줄어든다. 하지만 다른 비용이 늘어난다. 항공기를 공항에 두는 주차비, 운항 편이 없어 남는 승무원에 대한 인건비, 운항을 하던 하지 않던 들어가야 하는 항공기 리스/렌털 비용, 보험료, 정비비용 등의 고정비용이 문제가 된다. 수익도 없이 비용만 계속되면 손해가 누적되고 심각하면 항공사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실제로 얼마 전 이스타항공이 정유사에 기름값을 내지 못해 항공기 유류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지금 항공사의 고육책은 인건비다. 기존 직원들도 무급휴직으로 돌리는 마당에 신입 사원 채용은 이야기도 꺼낼 수 없다. 이 다음 수순은 구조조정이다. 이미 LCC가 포화된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항공사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