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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도 나이를 먹는다.

 

당연한 소리다. 자동차도 연식을 따지듯이 비행기도 나이를 센다. 전문용어로 항공기 '기'자와 나이 '령'을 합쳐서 '기령'이라고 한다. 항공기 도입 당시부터 따져서 얼마나 오래 운항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기령이 오래되면 그만큼 안전하게 운항했다는 증거가 되면서 동시에 이제 새로운 항공기를 들일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주요 항공사의 기령을 따지면 대한항공 전체 항공기 평균 기령은 9.9년, 아시아나 항공은 11.5년, 제주항공은 11.1년, 진에어 12.4년, 에어부산 13.1년 정도 이다. 어디까지나 이는 평균이고 가장 오래된 항공기를 꼽아보면 대한항공의 A330 항공기 중 하나인 HL7550은 97년부터 운항해서 올해로 23살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조금 더 심각한데 B767 전체 평균 기령이 22년을 넘고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95년도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올해로 25살이 되는 셈이다. 비록 화물기로 변경하기는 했지만 91년도부터 운항항 B747모델도 아직 현역이다. 

제주항공도 가장 오래된 항공기는 2001년부터 운항해서 18년째 운항중이다. 2005년 시작된 제주항공보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다. 

 

 

 

비행기 나이가 중요한 이유

 

비행기 나이가 중요한 이유는 사고율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보통 기령이 12년을 넘어가면 항공기의 정비나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사실 비행기 나이나 많다고 사고 발생 확률이 무조건 높다고 말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비행기는 내부 부품 교환이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에 연식과 상관없이 모두 다 새 비행기라도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입장일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새것을 타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해서 아시아나 항공은 처음 설립되었을때 '아시아나 새 비행기 타세요'라는 문구로 단번에 대한항공의 경쟁자로 부각할 수 있었다. 그때의 상처가 남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대한항공은 항공기 평균기령 유지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평균 기령 10년 미만과 국내 1위라는 타이틀 방어에 열심이다. 

 

 

무조건 새 것은 없다

 

항공기는 스마트폰 처럼 종류가 많지 않다.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검증된 회사의 검증된 모델만 쓴다. 그래서 아예 새로운 시리즈가 도입되는 일은 적다. 최근 10년을 따져보면 대항항공의 A380, B787, A220이고 아시아나 항공은 A380, A350이 전부다. 새로운 종류의 항공기가 들어오면 그에 맞는 정비사와 조종사 그리고 승무원까지 양성해야 해서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항공사는 최대한 기존의 항공기와 호환이 가능한 범위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737 NG 결함이나 737MAX 문제처럼 기종을 단일화했을 때 운항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대형 항공사는 여러 종류의 항공기를 운항할 필요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말 새로운 항공기로 A321을 도입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새 비행기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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